[복소함수론 시리즈]

[0. 복소함수론 시리즈] 복소함수를 실변수론에서 분리하는 이유

세모네모동그라미 2023. 10. 24. 20:17

고등학교 때 복소수를 배우고 대학교 커리큘럼을 한 번쯤 보면 해석학과 별개로 복소해석학이라는 분야가 눈에 들어온다. 같은 해석학이면서 왜 구분할까 싶겠지만 복소수는 실수와 달리 많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복소수를 처음 고등학교에서 배울 때 \(x^2+1=0\)의 근 중 하나로서 \(i\)를 도입하여 만든 수체계로 설명한다. 단순하게 \(i\)를 하나 추가했다고 뭐가 달라지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복소수 위에서 우리는 모든 \(n\)차방정식의 해를 구할 수 있다. 이는 사실 대수적으로 의미가 있는 이야기지 해석학을 하는데 있어서 딱히 중요한 성질은 아니다. 해석학은 매우 다양한 함수를 다뤄야 하는데 고차방정식의 해가 존재한다 것만으로는 새로운 해석학의 필요성까지 느끼도록 만들지는 못한다.

 

그런데 이 대수적 구조를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면 해석학에도 쓰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mathbb{R}^2\)가 선형대수의 관점에서 \(\mathbb{C}\)와 동일함을 알고 있다. 그래서 편도함수 연산자를 \(\mathbb{R}^2\)와 같은 방식으로 정의하는 것이 가능하다. (\(f:\mathbb{R}^2\cong \mathbb{C}\rightarrow \mathbb{R}^2 \cong \mathbb C\))\[f(z)=u(x,y)+iv(x,y)~:u,v\text{ are real-valued functions}\] \[\frac{\partial f}{\partial x}=u_x(x,y)+iv_x(x,y),~ \frac{\partial f}{\partial y}=u_y(x,y)+iv_y(x,y) \]

편도함수를 리마인드 해보면 한 축만 따라서 변화를 따지면 된다. 그냥 디스크가 수축하는 방식으로 정의하면 좋았을텐데 왜 그러지 않고 편도함수라는 것을 사용할까? 그 이유는 다변수 해석학을 조금 배운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디스크 자체가 수축하도록 정의를 하면 결과값이 \(2\times 2\)인 행렬(다변수함수의 differential)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다루는 센스의 함수가 아니게 된다. 그래서 다른 조작이 필요한데 복소수 상에서는 \(\mathbb{R}^2\)에 잘 정의된 곱 연산이 주어져있기 때문에 디스크를 수축시킬 때 norm을 씌워서 수축시키지 않고 \(z\)를 직접 나눠서 수축시키는 게 가능하다. 그러면 결과값이 우리가 아는 센스의 함수가 된다! 거기다가, 복소수를 행렬 공간으로도 모델링할 수 있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행렬 형태의 differential은 복소수의 미분과 같기까지 하다. \[\lim_{|h|\rightarrow 0}\frac{|f(z+h)-f(z)-(df(z))h|}{|h|}\text{  vs  } \lim_{h\rightarrow 0}\frac{f(z+h)-f(z)}{h} \]

 

이 구조로부터 복소함수론은 \(\mathbb{R}^2\)에 신기한 도함수를 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 신기한 도함수가 생길 수 있는 근원이 복소수의 대수적 구조로 복소가 해석학과 별개의 취급을 받는 이유임과 동시에 대수기하와 미분기하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도 할 수 있다.

 

[여담]

행렬 공간으로 모델링 할 수 있다고 했을 때, 궁금한 독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그걸 설명해보자. 먼저, 행렬의 공간이 \(2\times 2\)이기 때문에 1은 항등 행렬(identity matrix)로 생각하자. 기하적으로 \(i\)는 복소평면에서 90도 회전을 의미한다. 그래서 회전 행렬을 이용해서 90도에 해당하는 행렬을 \(i\)라고 두자. 그러면 행렬곱 연산이 복소수 곱 연산으로 잘 호환된다. \[i=\begin{pmatrix} 0 & -1 \\ 1 & 0 \end{pmatrix}\] 다변수 함수의 미분을 아는 사람이라면 \(f\)가 \(u,v\)를 성분 함수로 가지는 함수이기 때문에 differential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df = \begin{pmatrix} \frac{\partial u}{\partial x} & \frac{\partial u}{\partial y} \\ \frac{\partial v}{\partial x} & \frac{\partial v}{\partial y} \end{pmatrix} = \begin{pmatrix} u_x & u_y \\ v_x & v_y \end{pmatrix} \]

나중에 복소미분을 알게되면 Cauchy-Riemann equation이라 불리는 \(u_x=v_y,~u_y=-v_x\)이 성립한다. 이를 적절하게 잘 조작하면 복소 미분과 동일함을 얻을 수 있다. \[df= \begin{pmatrix} u_x & u_y \\ v_x & v_y \end{pmatrix} = \begin{pmatrix} u_x & -v_x \\ v_x & u_x \end{pmatrix} = u_x\begin{pmatrix} 1 & 0 \\ 0 & 1 \end{pmatrix} + v_x\begin{pmatrix} 0 & -1 \\ 1 & 0 \end{pmatrix}  \] \[=u_x+iv_x=\frac{df}{dz}\]

즉, 복잡하게 행렬로 다뤄야 했던 다변수의 미분을 복소수 상에서는 일개 복소수 함수로 다뤄도 된다!